인생길따라 걷는 도보여행, 인도행의 군산 구불길 걷기에 다녀왔다.
같이 가자고 날 꼬신 재르재르는 물론이고, 이번엔 동생 은오까지 같이 갔다.
서대전역에서 7:20AM에 모두 집결하여 인원을 체크한 뒤, 7:50AM 무궁화 열차에 올라타 군산으로 향했다.
구불1길 : 비단강길 안내도.
우리는 '군산역-진포시비공원-금강체육공원-금강호시민공원-금강호휴게소-금강철새조망대-성덕마을-오성산'을 걷고 넘어 '옹고집장집'에서 점심을 먹고 다시 '금강휴게실-탐조회랑-원나포'까지 걸었다. 헥헥=ㅠ=
원래 계획은 '공주산'을 돌아 '즐거운 자연학교'까지 18km의 여정이었는데, 걸으랴, 떠들랴, 먹으랴, 눈싸움하랴, 눈사람 만들랴, 하다보니 예정보다 시간이 늦어져 공주산 이전에서 걷기를 마쳐야했다. 즐거운자연학교야... 안녕~ (훗훗훗=㉦=, 하나도 아쉽지 않다ㅋㅋㅋ)
군산역을 향해 가는 기차 안. 전 날 해돋이본다고 날을 꼬박 새워 산에 오른 터라, 이미 내 몸은 쵸큼 피로한 상태.
하지만 끝까지 걸으리라! 고, 결연한 마음가짐을 표현하는 앙~다문 나의 굳은 입술'^ '
군산역에 도착하여 둥글게 서서 인원점검 및 소개를 하는 중.
은오와 나는 마지막 장비인 장갑을 끼고 있다. 엄마 겨울선물로 사드린 장갑이건만, 내가 겨울내내 써먹네.
엄마 미안... 수족냉증이 있어서... 흑ㅜ ㅜ
9:53AM 출발 전 군산역전에서 단체샷.
1380년 100여척의 군선을 가진 고려군이 500여척의 군선을 이끌고 쌀을 약탈하기 위해 쳐들어온 왜구를 최무선장군의 화포로 무찌르다.
대박 승리를 거둔 진포대첩을 기념한 진포시비공원의 기념탑 앞에서 기념탑과 상관없이 나 위주로, 철저히 나 위주로 찍은 사진...-ㄴ -ㅋ
금강 하구언둑을 따라 걷고있다. 무슨 얘기를 하고 있었는지, 눈도 못뜨고 정신줄을 놓은 내 모습...
여긴 어디...? 나는 뉴규...?
금강 하구언둑의 물이 싹 빠져나간 쓸쓸한 풍경과 그곳을 터전으로 살아가는 갖가지 종류의 철새들.
이곳은 댐으로 물길이 막혀있고, 관광객을 위한 모형 닻이 올려져있다. 그리고 사방은 회색빛.
안온한 푸른빛 속에서 숨쉬고 자유롭게 날갯짓해야 할 작은 것들이 있어야 할 곳으로 지금의 금강은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역행은 지금으로 족하니 이제는 작은 것들에게 평안을 줄 수 있는 자연을 가꾸고 보듬어야 할 때.
구불길에서 두번째로 좋았던 길. (첫번째로 좋았던 최고의 길은 동영상으로'- ^)
아기자기 귀여운 모자이크화가 계속되는 동네를 벗어나자 추위에 시들지 않는 푸른 숲, 내가 좋아하는 대나무 숲이 펼쳐졌다.
앞서 간 사람들이 만들어둔 눈사람과 함께.
오성산의 기상관측소를 지나 정상 근처에서 모처럼 셋이 찍은 사진이건만, 나 표정 왜 저런겅미...
하여튼 구불길은 팻말의 글씨도 구불거린다. 구불구불~
다섯 성인이 잠들어있다는 오성산에서 내려오는 길.
아이젠과 스틱이 없었다면 비료푸대라도 있었어야 할 경사진 내리막길.
눈인지 낙엽인지 밟았다하면 푹 꺼져 힘들었던 곳.
그런데 그 길이 알고보니 알바였다는... (털푸덕T^ T)
힘든 알바를 끝낸 뒤 폐교를 활용한 음식점 '옹고집장집'에서 밥을 훌떡훌떡 마시고, 입구의 장승 속에 끼어서 어색한 장승놀이...
음... 장승은 장승이요, 사람은 사람이로다.
드디어 펼쳐지는 최고의 길, 나포 십자들의 논둑을 따라 걸었다.
얼마나 쌓인걸까, 뽀드득 뽀드득 부서지는 눈 소리를 얼마나 들은걸까.
아무도 걷지않은 끝없는 길에 첫 발자욱을 깊이 깊이 묻었다.
논둑 아래 왼편엔 배추떼가 눈 속에서 올록볼록,
오른편엔 마른것들이 눈 속에 파묻혀있고,
논둑 가장자리엔 눈이 많이 쌓인 논둑 가운데를 피해 걸은 작은 새들의 예쁜 발자국.
발자국의 주인공은 니들이니^*^?
논둑에 중간중간 꽂힌 나무들은 새를 유인하기 위한 장치라고 했다.
새들은 논바닥에 모이를 뿌려두어도 나무에 한번 쉬어 앉아 경계를 한 뒤 안심이 되면 내려앉아 먹는다고 한다, 귀여운 것들♡
논둑 어딜가나 철새들이 군산을 떠나가지 않도록 장대를 아주 많이 꽂아두었다.
그런데 도시의 비둘기들... 이 돼지둘기들... 너넨 뭐니... (털푸덕...T^ T) 귀염성 없는 것들...
군산 구불길 최고의 길! 나포 십자들의 논둑.
이 길은 원래 금강을 끼고 걷는 코스인데 나와 은오 그리고 몇 사람은 대장님의 안내로 이 길을 걸을 수 있었다.
그것만도 환상인데 대장님께서 은오와 나를 제일 앞에, 첫 발로 세워주셨다. 감사해요♡
논둑을 원없이 걷고나서 금강을 끼고 걷는 길로 올라왔다.
십자들의 아름답고 조용한 겨울길을 1시간 반정도 걷고난 뒤, 우리는 시간 지체로 인해 비단강길을 다 걷지 못하고 54번 버스에 몸을 실어야했다.
한시간 간격으로 있다는 버스가 마침맞게 바로 와서 우리는 버스에서 조금 일찍 내려 군산역까지 약 15분 가량을 더 걸었다.
군산역 앞에서 오늘 하루 저무는 해를 담았다.
약 일곱시간 반동안의 긴 여정이 끝나고 돌아오는 열차 안에서는 시원한 맥주로 간단한 뒷풀이.
그리고 오늘의 마지막 코스로 은오와 새해맞이 목욕을 갔다.
무지하게 오랜만에 만나는 때밀이 아주머니!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몸을 가뿐하게 만들어주셨다.
오늘이 레알 새해라고 은오와 나는 목욕이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입에 침을 튀겨가며 때밀이 아주머니 찬양.
좋은 날이었어, 정말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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