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으로 보듬는/자연의야생화
나를 흔든 시 한줄
풍경소리임재희
2015. 8. 13. 19:46
내 몸속에 잠든 이 누구신가
- 김 선우-
그대가 밀어 올린 꽃줄기 끝에서
그대가 피는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떨리는지
그대가 피어 그대 몸속으로
꽃벌 한 마리 날아든 것인데
왜 내가 이다지도 아득한지
왜 내 몸이 이리도 뜨거운지
그대가 꽃 피는 것이
처음부터 내 일이었다는 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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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 한송이가 제 속에서 피는 일도
이렇게 떨리고 아득하고 뜨거운 일인데
내 속에서 그대가 피어 오르는 일은
늘 벅차고 벅찰 수 밖에 없으리라~
사랑은 둘이면서 둘이 아니고,
그렇다고 하나도 아닌
완전히 둘이면 남이고,
그렇다고 완전히 하나가 될 수도 없는...
원효의 "불이"사상에 닿는 사랑의 원리!
사랑에 대한 깊이,
에로티시즘까지 버라이어티하게 담아낸
매력적인 "시"이고
사랑에 대해 건강한 시인의 철학이 담겨있다
- 대중철학자 강신주-
-사진 송경선-